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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렁이 친구
우리집에서, 등성이를 넘어서면 골짜기 밑으로 상여집이 보인다. 그 상여집옆의 들판길을 따라 과수원을 지나면 조그만 오두막집이 있다.
그곳에 지금은 이름이 잘 생각이 안나는 친구가 있었다. 그때 초등학교 3~4학년.... 아마도... 걸어서 50분정도 걸리는 초등학교....
같은반은 아니지만.... 힘이 약하고, 아주 가난한 집의 그애 별명은... 우렁이였다. 조그만 오두막에 엄마와 그애 둘이만이 살았다. 같은반은 아니지만 그애가 왜 우렁이인지 나도 잘 알고 있었다.
그애 엄마는 우렁이를 잡아서 그애의 도시락 반찬을 해 주었다. 항상 꽁보리밥에 우렁이가 반찬이었다. 어느때는 우렁이가 밥보다도 많았다. 얼마나 그애는 그것이 부끄러웠으면 혼자서 뒷산에 올라가 밥을 먹곤했다.
나도, 애들도 또 우렁이 반찬이라고 놀려 댔기에...
아마도 그 엄마의 마음은 아들이 전부였을것이다. 그애는 엄마에게 한번도 투정을하지 않는 정말 착한 아이였다. 약하고 착한 그애에게 난 잘해준 기억이 나질 않는다.
그러던 어느날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길 옆의 그애 아버지 산소에 그애가 누워있고 그애를 붙잡고 있는 어머니는 한없이 울고 있었다. 큰 소리도 아니면서 애처럽게 우는 것을 그저 멀리 산비탈에서 해질녘까지 바라만 보다가 집에 왔다.
우렁이 반찬이 너무 차가운것을 먹고 체해서 죽었다는 것이다. 그 다음날도..또 그 다음날도.. 그애 엄마는 애가 없는 그 남편 묘앞에서 그런 하소연을 하면서 울곤했다. 너무 힘이 없어 보이는 그애의 엄마는 그일이 있은 얼마후 다시는 볼수가 없었다. . . . 눈에 선한 그곳....!
그애가 살던 오두막도... 그애 엄마가 울던 그 산소도... 그애가 묻혀있던 공동묘지도...
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서고 북적거리는 발걸음에 묻혀버렸다.
정확히 얼굴도 기억이 나질않는 작고 힘이 없어 보이는.....친구. 우렁이 반찬을 먹을때면 생각이 나는....우렁이 친구..!
미안하다....친구야..! 지금은 행복한 부자집 아이로 다시 태어났으리라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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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Sarang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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