마음을열어주는101

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....7

Nsarang 2004. 5. 8. 06:0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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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십대였을 때의 일이다

 

어느 날 나는 아버지와 함께 서커스를 구경하기 위해 매표소 앞에 줄을 서 있었다 표를 산 사람들이 차례로 서커스장 안으로 들어가고 마침내 매표소와 우리 사이에는 한 가족만이 남았다

그 가족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열두살 이하의 아이들이 무려 여덟명이나 되는 대식구였다.
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결코 부자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

하지만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은 비싸진 않아도 깨끗했고 아이들의 행동에는 기품이 있었다

아이들은 둘씩 짝을 지어 부모 뒤에 손을 잡고 서 있었다

아이들은 그날 밤 구경하게 될 어릿광대와 코끼리 그리고 온갖 곡예들에 대해 흥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

 

그들이 전에는 한번도 서커스를 구경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

그날 밤은 그들의 어린 시절에 결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.
아이들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랑스런 얼굴로 맨 앞줄에 서 있었다

아내는 남편의 손을 잡고 자랑스럽게 남편을 쳐다보았다

그 표정은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.


"당신은 정말 멋진 가장이에요 "


남편도 미소를 보내며 아내를 바라보았다

그의 시선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.


"당신 역시 훌륭한 여성이오 "


이때 매표소의 여직원이 남자에게 몇 장의 표를 원하느냐고 물었다

남자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자랑하듯이 말했다.


"우리 온 가족이 서커스 구경을 할 수 있도록 어린이표 여덟 장과 어른 표 두 장을 주시오 "
여직원이 입장료를 말했다

그 순간 아이들의 어머니는 잡고 있던 남편의 손을 놓고 고개를 떨구었다

남자의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 남자는 매표소 창구에 몸을 숙이고 다시 물었다 .


"방금 얼마라고 했소 ?"


매표소 여직원이 다시 금액을 말했다

남자는 그만큼의 돈을 갖고 있지 않은 게 분명했다 . .
그러나 이제 와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그 사실을 말할 것인가 한껏 기대에 부푼 아이들에게 이제 와서 서커스를 구경할 돈이 모자란다고 말할 순 없는 일이었다

이때였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의 아버지가 말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20달러 짜리 지폐를 꺼내 바닥에 떨어뜨렸다

그런 다음 아버지는 몸을 굽혀 그것을 다시 주워 들더니 앞에 서 있는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.


"여보시오 선생 방금 당신의 호주머니에서 이것이 떨어졌소 "


남자는 무슨 영문인지 금방 알아차렸다

그는 결코 남의 적선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절망적이고 당혹스런 그 상황에서 아버지가 내밀어 준 도움의 손길은 실로 큰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

남자는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더니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.
그리고 20달러 지폐를 꼭 움켜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.


"고맙소 선생 이것은 나와 내 가족에게 정말로 큰 선물이 될 것이오."


남자의 눈에서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들은 곧 표를 사 갖고 서커스장 안으로 들어갔다

나와 아버지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

그 당시 우리 집 역시 전혀 부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.
우리는 그날 밤 서커스 구경을 못 했지만 마음은 결코 허전하지 않았다.


댄 클라크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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