매일 새벽....!
아파트 앞 조그만 밭에서 날 기다린다. 내가 녀석들을 찾아가는 시간은 6시...그리고 만나는 시간은 20여분.
옹기종기 모여있는 조그만 밭에는..... 빨간 잎의 상추...파란 잎의 상추...쑥갓...그리고, 고추 서너 이랑... 그 옆으로 수박...참외...가지...그리고 오이가 한 이랑씩 자리하고...
정신 없이 고추영역까지 침범한 넘...방울토마토. 그리고 얌전하게 자리잡고 날 기다리는 치커리 밭...
그 옆으로 두둑에는 호박넝쿨로 담을 이루고... 조그만 윗 밭에는 고구마 대여섯이랑...그리고, 조그만 콩밭.
이 넘들이 매일 이른 아침에 날 기다린다. 정말 이른 아침의 싱싱함은 너무 예쁘다. 서로가 선택되기를 기다리며 예쁘게 나를 바라본다. . . 2년전 멀리에서 무공해로 재배하던 큰 밭을 정리하고 아파트 건너편 공터를 늦은 밤까지 일구어서 만든 작은 밭이다.
산 속에서 파온 썪은 부엽토를 밑거름으로.. 농약도...비료도 사용하지 않는다. . . 매일 아침 내가 그넘들을 위해서 내가 하는 일.
고추밭에 진딧물 죽이기...개미 죽이기... 스프레이에 소주 타서 뿌리기. 물에 식초 타서 뿌리기. 한약찌꺼기...밭에 뿌리기 매일 새벽 벌레 잡아주기. . . 그리해서 작은 밭에는 예쁜 채소가 가득하다. 매일 아침 나에게 잘 보이는 넘들만 골라서.... 참외한개...오이2개...방울토마토15개. 치커리... 상추...고추15개...더 이상은 가져오지 않는다.
우리 집의 매일 아침 식사 량이다. . . 그런데....큰일났다. 오늘 폭우가 내려 그넘들이 박살났다.
방울토마토도...수박도...참외도...상추도...오이도...참외도...전부.
내일부터 우리 식구 아침식사는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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